수능 영어 25번 출제 오류에 대해서, 좀 어처구니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수능 한문제에 의해서 당락이 결정되는 경우가 허다한 세상에서, 출제오류때문에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죠.
2014년 수능 시험의 세계지리가 대표적 예입니다. 1년여 공방이 끝나고, 복수정답으로 인정하기로 했다는 소식은 잘 알겁니다.
사실 모든 문제를 심도있게 검토하지 않아서이지, 잘못된 부분이 사람이 하는 이상 생기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더구나 이번과 같이, 경제 용어의 부정확한 표현에 대한 문제인 경우에는요.
[출처 :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
아마 이 문제를 출제했고, 검토작업을 도왔던 영어 출제위원들은 누군가가 이 문제가 잘못되었다고 이야기하지 않는 이상, 이 문제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못 했을겁니다.
우리말로 표현하자면,
휴대폰번호의 유출 (백분율)이 2006년에 비해서 2012년은 18퍼센트 증가하였다.
이것을 주변에 있는 대학을 나온 분들에게 물어보았더니 무엇이 잘못되었냐고 반문하더라고요.
하기사 어떤 방송 기자가 소음이 30dB 에서 60dB 정도로 늘어난 것에 대해서 두배 소음이 심해졌다고 하는데, 정말 모르고서 하는 소리였죠. (수치는 그 때 뉴스와 맞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30dB 에서 60dB 로 늘어날 때, 30dB 만큼 늘었다고 하는 것을 잘못되었다고만 표현할 수는 없습니다. 수치 단위를 선형적으로 판단했을 때 늘었다는 표현입니다.
진도 2인 지진이 있었던 지역에서 진도 4인 지진이 일어났을 때, 진도 2가 증가 하였다고 하는 것도 잘못되었다고만 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두배로 늘었다면, 분명히 잘못된 이야기죠.
지문에서 18퍼센트가 늘었다는 것을 퍼센트를 비율로 해석할 것인가, 아니면 수치의 단위로 해석할 것인가입니다.
이미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그렇게 많이 씁니다. 그것이 명확한 표현이 아닐 수는 있습니다. 사실 퍼센트포인트(%P)는 보다 명확한 표현을 위해서 쓰는 것입니다.
TV에서 사용하는 크기를 의미하는 인치(지금은 센티미터로 바뀌었지만) 30인치와 60인치 TV를 비교할 때, 두배 커졌다는 것은 잘못된 표현이겠지만, 30인치가 더 커졌다고 한다고 해서 잘못되었다고 하지는 않겠죠.
지니계수의 경우도 이번 수능과 비슷합니다. 지니계수도 비율인데, 이것을 단순히 0.1 증가했다고 표현하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겠죠. 지니계수는 면적비율이니까요.
25% 소주는 20% 소주에 비해서 5% 더 높다란 표현도 비슷한 형태일 것 같습니다.
앞서 이미 이야기했듯이 우리가 사용하는 단위는 선형적인 것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dB, 진도 와 같이 Log 를 차용하는 경우도 있겠고, TV 인치와 같이 제곱을 해야 크기가 나오는 것도 있고요. %, 지니계수, 알콜함량과 같이 비율도 있습니다.
만약 지문이 "휴대폰번호의 유출한 사람들이 2006년에 비해서 2012년은 18퍼센트 증가하였다."라고 하면 분명히 오답입니다. 그러나 이미 recorded 라는 말을 사용하였으므로 %P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서 오답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분명히 문제의 소지를 안고는 있지만, 만약 %P를 쓰는 것이 맞느냐 %를 쓰는 것이 맞느냐는 질문이었다면, %P가 맞습니다. 그러나 문제를 읽어보시면, 이 문제는 그런 차원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를 단순 단위로 할 경우 허용될 수 있지만, 보다 정확한 표현을 위해서 points를 붙인다는 것입니다. 이미 y축 그래프는 (%)란 단위를 쓰고 있습니다. 우리말로 한다면 정확한 표현은 "18만큼 % 수치가 늘었다"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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